날짜:2004년 7월17일~18일
날씨:흐림, 가끔 비
인원:6명
구간별 소요시간
7월17일(첫째날)
4:00 성삼재 출발
4:40 노고단 산장
4:54 노고단
5:55
임걸령샘터
6:30 반야봉 갈림길
6:50 삼도봉
7:50 토기봉
9:00 연하천산장 아침식사
10:20 연하천
출발
11:15 형제봉
11:50 벽소령대피소
13:20 선비샘
14:20 칠선봉
15:05 영신봉
15:20
세석대피소
소요시간 11:20분
7월18일(둘째날)
4:00 세석대피소 출발
4:25 촛대봉
5:25 연하봉
5:40 장터목대피소
6:05
제석봉
6:35 천왕봉
7:15 제석봉
7:30 장터목대피소
8:15 망바위
8:40 소지봉
8:55
참샘
9:15 하동바위
10:30 백무동 주차장
소요시간 7:45분 총소요시간 19:05분
구간별 산행시간
첫째날
(09:40분)
성삼재-(00:40)-노고단산장-(01:05)-임걸령샘터-(00:55)-삼도봉-(01:30)-토끼봉-(01:10)-연하천산장-(01:30)-벽소령대피소-(01:30)-선비샘-(01:00-칠선봉-(01:00)-세석대피소
둘째날
(06:00분)
세석대피소-(00:25)-촛대봉-(01:00)-연하봉-(00:15)-장터목대피소-(00:25)-제석봉-(00:30)-천왕봉-(00:45)-장터목대피소-(01:25)-
참샘-(00:40)-하동바위-(00:45)-백무동주차장
총산행시간15:40분
巨山 지리산의 종주, 그것은 大我의 道를 닦는 誠스러운 향연이며 그 용기는 믿음을 지키는 위대한 信仰이다. 그것은 黃昏의 정열보다 훨씬
눈부시고 사랑의 촛불을 밝히는 汝人보다도 더 그윽하다. 내가 가는 이 길은 자유의 항로를 지키는 미더운 등대 지기이며 땀에 젖은 검은 옷은
살아서 별이되는 아름다움의 꽃이로다.
지리산 종주, 부서져서 완성되는 생명의 꽃이며 땀으로 수를 놓는 한편의 드라마다. 그것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 그리운 이름이며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의 축제이며 뭇 산악인의 가슴설래이는 진군이다. 그 위대한 용기는 영원의 항해사이며 무거운
등짐 한아름은 저 산마루를 날아가는 힘찬 맥박이다. 그것은 축복이며 미지의 세계로 찾아가는 거룩한 행군이다.
등산을 시작하며 항상 마음으로 품어왔던 거산 지리종주를 이번 연휴에 뜻을 이루게 되어 가슴한곳의 뿌듯함을 감출수가 없다. 16일 저녘 9:57분 진주행 열차에 오르기 전 까지만 하여도 서울 경기지역의 하루종일 쏟아부운 폭우로 인하여 성삼재에서 입산을 통재하면 워쩌나 하는 생각으로 실로 오랫만에 타보는 야간 열차의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아도 도무지 잠이 오질 않는다. 최대장님의 우천으로 인한 산행지 변경, 주막성님의 재빠른 종주회원 모집, 일사천리로 진행된 좌석 확보등 어쩌면 순조로운 진행이 우리로 하여금 지리산 신령님이 허락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우연히 이몸 만큼이나 지리종주에 염원을 두고 있는 모자 지간과 처음 만나는 창용씨와 동행을 하고 차창에 부디치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잠시 눈을 붙이는가 싶더니 구례구역에 도착한다.
17일 02:40 구례구역 도착
열차에서 내려 날씨부터 확인하니 비가 내릴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않고 아스라히 보이는 별빛 하나가
"잘 오셨습니다"라고 손짖을 하는것 같은 그런 맑은 날씨이다. 구례로 이동하여 새벽식사를 마치고 천은사 일주문을 지나 꼬불길을 달려 성삼재로
오르니 안개가 자욱하여 지척을 구분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이미 주차장 대형버스에서는 산꾼들을 내려놓고 여기저기 등산 준비에 여념이 없다.
04:00 성삼재 출발
종주, 천왕봉을 몇번 올랐다 해서 워찌 지리산을 갔다 왔다 하겠는가? 그첫발을 오늘 이곳에서 드디어 시작이다.
평소에 꾸준하게 산행을 하여 체력에는 약간의 자신감이 있었지만 워낙 스케일이 크고 장대하며 변화무쌍한 요즈음의 날씨라 약간의 걱정도 지울수가
없다. 한치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안개길을 해드랜턴에 의지하여 넓고 평평한 돌인지 바위인지 반듯하게 깔아놓은 약간의 경사길을 오르니
04:40 노고단 산장에 도착한다.
질흙같은 어둠속이라 주위 상황은 판단을 할수가 없고 그리 크지 않은 산장안은 뭇 산님들로 인하여
몹시 분주하다.
검은 안내판의 백색글씨 "천왕봉 25.5KM 반야봉 5.5KM" 라고 표시되어 있다. 내 너를 이번에 접수하리라.
10여분을 오르니 노고단이다. 시야가 확보되면 검은 돌탑이라도 보이련만 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작은 목책 울타리의 진입로와 현위치를 표시한
노고단애서 천왕봉지나 유평리까지의 구간거리를 표시해놓은 안내판만이 우리를 반긴다. 울타리 진입로를 들어서니 여기부터는 숲속길이고 너덜길의
바위들이 비에 젖어 미끄러워 해드랜턴에 초점을 맞추고 조심 조심 통과하니 이곳이 돼지 평전이고 워쩌고 저쩌고 윤대장님 설명을 하나 보이는 돼지는
한마리 없고 안개비 바람만 시원스럽게 불어온다. 정상의 일출은 아니지만 이곳 피아골 삼거리 근처에서라도 볼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은 산산히
부서지고 밝아오는 여명에 해드랜턴 이라도 제거할수있도록 도와주는 동트는 아침이 그저 좋을 뿐이다.
05:55 임걸령 샘터 도착
반야봉 자락에서 내려오는 샘물인지 수량이 풍부하고 시원하기 그지없다. 적당히 휴식을 취하고 노루목으로
오르는 길의 경사가 만만치 않다. 샘터의 시원함이 그새 없어지고 가뿐 심호흡이 거세게 몰아친다. 노루목을 지나 조금더가니 반야봉 입구 갈림길이
나온다.
06:30 반야봉입구 도착
창원이 모친께서 아직 몸이 덜 풀리셨는지 조금씩 늦어진다 처음에 함께 동행을 하게 된다고 했을때 약간의
걱정도 되긴 하였지만 지금까지는 괴안은 행보이다. 여기서 직진하여 반야봉을 오르면 다시 돌아와 이곳으로 와서 삼도봉으로 향하여야 한다.
삼도봉으로 향하는 길은 바윗길이 많고 미끄러워 더욱더 조심스럽게 행보를 한다.
06:50 삼도봉 도착(1499M)
등산 지도상의 표시는 날날이봉 이라 표시 되어 있는대 대부분의 산꾼들이 삼도봉이라 부른다
전라남북도와 경상도가 만나는 삼도봉 표지판은 얼마나 많은 산꾼들이 만지고 갔는지 상부 삼각점의 꼭지부분이 황금빛 광채를 띄고 있다. (삼도봉이란
조선시대때 우리나라를 8도로 나누어 통치할 때부터 생긴 말로써 각호산, 민주지산, 석기봉이 연결되는어 능선에 있는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를
가르는곳이 삼도봉이라 했다고 한다.)
삼도봉에서 토끼봉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화개재로 내려가는 원목계단길을 오르는 사람이나 내려가는 사람이나
무릅과 가슴에 통증을 아니느낄수가 없을 정도로 수많은 계단으로 되어있다. 내려가는것도 다리의 충격이 몹시 느껴지는대 오르는 산님들은 심장이
월매나 고동을 칠까? 뱀사골 삼거리 이정표 넓은 공터의 원목 쉼터에서 윤대장님의 방울이 만큼 귀여운 귤로 목마름을 달래고 토끼봉을 향하여
출발이다.
07:50 토끼봉 도착
전국 방방곡곡의 산을 다니며 느낄수 있는 봉우리마다의 친근감있는 지명들 이곳 지리산에서도 예외 일수는 없다.
토끼봉, 생태계 보전을 위함인지 목책과 밧줄로 등로와 공터를 구분하여 자연의 훼손을 최대한으로 줄여 보자는 애틋함이 돋보이고 돼지평전에 돼지가
없듯이 이곳 토끼봉에도 토끼는 없고 시원한 비바람만이 거세게 불고 있다.토끼봉까지 오르는 완만한 경사와 바람에 넘어진 고목들로 하여금 우리는
때로는 앞서가는 산님에게 조건없는 90도각도의 인사를 하며 행보를 한다.구례에서의 이른 식사후 허기짐을 달래려 창용씨 메고온 간식으로 요기를
하고 1시간여 지날즈음 내리막 원목 계단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원목 계단길인지 원목 평지길인지 구분이가지않는 길이 끝날즈음 바로
연하천산장이다.
09:00 연하천산장 도착(1440M)
좁디 좁은 산장의 취사장. (다른 곳은 모두 국립공원에서 관리하여 대피소이고 이곳은 민간인이
운영하는 관계로 산장이라 이름이 붙여진 듯하다.) 비가 뿌리고 있는 관계로 취사장 코너에 자리를 마련하여 아침준비를 한다. 얼마 후 도착한
주막성님 자리가 협소한 관계로 밖에서 할테니 창용씨와 언능 들고 나오라 한다. 조금은 힘이 들어보이지만 꿋꿋하게 잘 따라오고 있는 창원이와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몸을 녹이고 특별히 준비한 윤대장님의 스페셜주(酒)는 피곤을 풀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늘 목적지까지의 시간상의 여유로
서울서 왔는데 코펠이고 버너고 가져오질않아 물을 끓여 달라는 아가씨의 부탁도 서슴없이 들어주는 아량도배풀고 조금씩 늦어지는 창원이와 어머니를
먼저 출발시키고 남은 반주를 비운후 10:20 연하천 산장을 출발한다. 철망 울타리를 빠져나와 습지 비슷한 곳을 지나 오르막 길을 오르니
삼각고지(1462M)가 나온다. 숲길과 너덜길을 지나 뾰족한 바위 봉우리가 나타나니 이곳이 형제봉이다. (실제로 형제봉은 올라가지 못함)
11:15 형제봉 도착(1452M)
연하천에서 착용하였던 우의가 불편하고 너무 더워 숨이 막힐 지경이다. 형제봉을지나 15분이 지날쯤
오늘 최대의 장관인 운무가 춤을 추고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능선길을 춤을 추는 운무와 함께 동행을 한다. 잠깐동안의 지리절경을
관망하는 묘미는 무엇으로 표현을 해도 부족하리오. 한결 가벼워지는 듯한 발걸음을 옮기며 바위자락에 올라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니 흐뭇한 느낌이
절로 나온다.
11:50 벽소령 대피소 도착
먼저 출발한 창원이가 이미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고 있고, 대피소에서 스피커로 방송을 한다. 금일 저녁
60mm의 폭우가 쏟아지고 벽소령, 세석,장터목의 대피소 숙박은 모두 예약 완료 되었다니 가까운 곳으로 하산을 하시라고 어짜피 대피소 예약은
하지 않은 상태이고 비박을 목표로 세웠으니 그리할수는 없는일. 문제는 시간이 여유로운 관계로 세석에서 비박을 하느냐 장터목에서 비박을 하느냐의
문제. 이곳에서 장터목까지는 약 5시간 정도 소요, 비박 장소 결정을 세석에서 하기로 하고 안내방송을 뒤로 한채 세석으로 출발한다. 벽소령을
출발하여 사용하지 않는 군사 작전도를 따라 한참을 올라 음정(마천) 갈림길을 지날 즈음, 주막성님 도저히 잠이 쏟아져 잠시 눈 좀 부치고 가자
하신다. 모두들 기다렸다는 듯이 베낭을 베게 삼아 기냥 누워버리는 일행들. 에잉 나는 와 잠이 안오는겨. 대신 앉아서 종아리를 주무르고 있노라니
스테레오의 서곡이 시작된다. 어, 이거 오늘 저녁 문제 되겄군. 약 20분쯤 단꿈을 즐기고 다시 오르막을 한참동안 오르나니 선비샘에
도착한다.
13:20 선비샘 도착(1491M)
넓은 공터에 야영장소로도 충분한 공간을 가진 선비샘에 도착하니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물
한바가지 들어붓고 우의 잽싸게 꺼내입고 오늘 우의를 몇 번 입었다 벗었다 하는지 모르겠다. 선비샘을 뒤로하고 너덜길을 한참 가노라니 전망 좋은
칠선봉에 도착한다.
14:20 칠선봉 도착
철계단을 있는 힘을 다하여 뚜벅뚜벅 오른다. 종주길의 험로아닌 힘든 구간은 예상은 하였지만 상당부분 급경사
계단길이 콧등에 닿을 정도의 경사구간들로 만들어져 있 고, 떄로는 평지길, 너덜길, 로프를 잡고 오르는 바위언덕길, 산죽이 우거진 숲속길등
다양하게 갖추어져 그야말로 산행의 묘미를 모두 느낄수 있는 그러한 등로이다. 절벽길이 많은 가파른길을 지나 영신봉(1651M)을 지나니 좁다란
원목 통로길이 나오고, 교행이 어려울정도인 협소한 통로길이다. 통로길이 끝날즈음 새석 평원이 나타난다. 오늘의 종착역이 될것 같은 세석 대피소를
향하여 아니 떄이른 만찬을 위하여......
15:20 새석 대피소 도착
세석 대피소에서 잠시 휴식후 출발이냐 아니면 여기서 비박이냐? 장터목은 사람이 많고 비박 장소로는 적당치
않은 관계로 이곳에서 거하기로 결정을 보고 신나는 만찬 시간을 준비한다. (시간상으로는 장터목으로 출발을 하여도 지금의 속도로 간다면 오후
5:00 경에 도착을 할 수 있겠지만 무리할 필요도 없고 체력 안배에 따른 주막성님의 판단으로) 무거운 베낭을 내리고 앞뜰의 원목식탁 옆에
장소를 마련하고 자리를 깔고 바람막이 설치하고 윤대장님의 탁월한 요리솜씨로 대피소의 파티는 그렇게 시작 되었다. 평온속으로 어둠속에서의 시작으로
이곳까지 긴여정을 함께한 산주막님 윤대장님 창원군과 어머니 그리고 창용아우 그리고 나 이렇게 여섯명은 약11시간20분동안 걸어온 피곤함을
물리치고 기꺼이 축배를 든다. 원샷 꿀꺽~. 산행시간은 조금 앞당길수 있었겠지만 오늘은 팀웍이 중요하여 창원군의 속도에 맞추다보니 쬐금 지체
되었다고는 하지만 절대로 창원군의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이 아님을 각 구간의 시간을 보시면 확인이 될 것 입니다. 벽소령에서의 스피커방송에 비올
확률 반신반의 했던 것이 비박으로 정한 우리 일행들의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식사시간이 끝나고 정리단계로 들어갈 즈음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줄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양이 많아지고 비박을 목적으로 올라오신 산님들의 갖가지 묘책들이 총 동원되는 시간입니다. 침낭 위에 비닐을,
비닐속에 들어가 얼굴만 남겨놓은 분, 판쵸를 입고 원목식탁 위에 누우신분, 지정된 장소에 텐트를 설치하는 분, 기타장소에서 텐트를 설치하게
해달라 대피소 직원과 실랑이 하시는 분, 각양각색의 모든 분들의 표정이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에유~ 뭐하려고 사서 고생인가? 그냥 집에서
쉬시지...... 아니 남 걱정 할 때가 아니지롱 급기야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운 좋게도 공사 자재 창고 보관소를
발견하고 모두 그리로 이동 하여 잠을 청 합니다. 비박 치고는 호텔급 이지요. 자리에 눕자마자 주막성님 창용씨 벽소령을 지나 음정 갈림길에서의
서곡이 이제는 고요속의 괴성으로 꽉막힌 좁은 공간 안에서 울리기 시작합니다. 스테레오로 베이스 반주까지......... 어휴~ 새벽 1시까지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는데 2시에 주막성님 일어나 이미 한잠도 못자고 일어나 있던 윤대장님과 새벽 식사 준비가 한창 입니다. 정말이지 잠도
없으신가봐 초저녁부터 꿈나라로 갔으니 당연하겠지요.
18일 02:30 기상
식사 준비에 잠이 깨어 모두들 기상, 식사 후 조금씩 늦어지는 창원이를 먼저 출발 시키고, 주변 정리와
오늘의 일정등을 검토하고
04:00 세석대피소 출발
아쉬운 세석 대피소의 시간을 접어두고 천왕봉으로 출발합니다. 기상 상태를 보니 오늘은 절대로 비 같은
것은 올 것 같지가 않고, 역시나 오늘도 안개는 한치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휘몰아칩니다. 세석 대피소 사거리에서 잠시 방향 실수로
백무동 길로 접어들어 되돌아와 잘 정돈된 길을 따라 얼마 가지 않아 촛대봉에 도착합니다.
04:25 촛대봉(1703M)
칠흙 같은 어둠이라 해드랜턴 하나에 의지하여 행보를 하게되어 조망은 바랄수가 없지만 촛대봉의 조망은
동서로 보면 지리산 주능선이 한 눈에 보이고, 남북으로 보면 남쪽에는 광양의 백운산, 북쪽으로는 남덕유산 서봉과 동봉이 보일 만큼 시야가 확
트이고, 촛대봉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면 그 웅장함에 주늑이 들 정도로 우뚝 솟아 있다고 합니다만 오늘은 아니올시다네요. 이번 종주내내 그런 장관은
볼 수가 없지만 종주라는 의미에 그 무게를 주고 걷고 있는데 갑자기 윤대장님의 외마디 비명 소리가 들린다. 발목을 삐었는지 복사뼈 근처에
복숭아만한 혹이 금새 생겨 버렸다. (아마도 이유는 주막성님의 서곡 때문에 잠이 부족하였던 것 같음ㅎㅎ) 압박붕대를 하고 스프레이를 뿌리고
창원엄니 스틱하나 빌려 네발로 갈 수는 있으니 본인은 천왕봉 오르기는 어려울 것 같아 먼저 앞서가라 한다. 반쪽 짜리 종주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아까부터 조금씩 꾀(?)를 부리시는 주막성님과 윤대장님을 뒤로 하고 덕유평전과 같은 연하선경과 삼신봉을 지나니 연하봉에
도착한다.
05:25 연하봉 도착(1703M)
이미 여명은 밝아온지 오래이고, 어제의 이맘때의 상황보다는 훨씬 좋아진것을 보니 지난밤 고생
했던것이 오늘의 기상은 약간의 만족입니다. 조금 걷는가 싶더니 장터목대피소의 넓은 공터가 보인다.
05:40 장터목 대피소 도착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기다리니 창원군이 도착하고 주막성님이 오셔서 하시는 말씀. 윤대장님은 여기서 바로
하산하고 본인은 무릎 컨디션이 거시기하여 여기서 기다릴터이니 무거운 베낭이나 내려놓고 언능 갔다오라한다. 윤대장님 상태가 좀 안 좋은가 그래도
천왕봉 갔다오려면 1시간 30분은 걸리니 백무동에는 먼저가서 기다리시겠구먼 막걸리를 벗삼아...... 주막성님을 뒤로하고 정예사단 4명은
천왕봉으로 출발. 매번 제석봉으로 오를때 느끼는 것이지만 여기도 만만치 않은 경사길이다. 그래도 무거운 봇짐 내려놓고 오르는 행보는 말 그대로
엄청 가볍다. 지리산의 상징처럼 고사목 사진이 자주 등장하는 제석봉을 지나 하늘을 오르는 통천문을 지나고 철계단길을 신나게 오르니 천왕봉이
우리를 맞이 한다. 노고단에서 - 천왕봉까지 25.5km를
06:35 천왕봉 도착 (1915M)
그동안 염원하였던 지리종주에 도장을 찍는 순간이다. 천왕봉의 주위은 평소와 같이 증명사진 찍는
산꾼들로 붐비고 있다. 정상 바위턱에 걸터 앉아 어제보다 한결나은 조망을 바라 보노라니 세찬 바람에 등줄기의 땀이 그대로 식어버려 한기를 느끼게
한다. 안개와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조망이지만 지리산 능선은 하늘을 날아가는 비룡처럼 꿈틀거림이 이 곳까지 전해지는 느낌이다, 거만하지
않고, 웅장함의 극치인 지리산,
내 다음에 다시 오마 기약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07:30 장터목 대피소 도착
윤대장님은 먼저 하산 하셨고 주막성님은 추워서 대피소 공터만 몇바퀴 공회전 하였다고 같이 오르지 않은
것이 후회막급이라고 푸념이시다. 창원군과 모친께서 내려와 장터목에서의 증명사진 같이하자하니 주막성님은 자격이 없다 사양하여 찍새 역활 하시고
즐거운 하산길을 시작합니다. 줄기차게 걸어왔던 능선길, 내리막길, 너덜길, 비탈길. 힘들었던 모든 구간을 뒤로하고 08:15 망바위. 08:40
소지봉 지나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 구간이 백무동에서 오르는 제일 힘든 구간인것 같음) 참샘까지 이어집니다.
08:55 참샘 도착
윤대장님이 보이질 않는 것이 주차장에 도착하였나 생각되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며 하동바위 조금 전 쯤에
도착하니 윤대장님 내려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아니 아직 여깁니까? 네발로 가시지말고 기냥 굴러가시지 내리막길이라 잘 굴러 갈텐데ㅋㅋㅋ.
하동바위 지나서 계곡에 비가 계속 적으로 내려 수량이 풍부해진 계곡물을 보니 기냥 지나 칠 수가 없다. 인천까지 가려면 세수는 하고 가야지 몰카
찍는 터래기도 없는데...
10:30 백무동 주차장 도착
주차장에 도착하여 모두가 완주는 못 하였지만 함께 하였던 소중한 시간들을 축복하고 다음에 또 이런
좋은 기회가 있기를 기원하며 다같이 축배를 든다. 화이팅!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노고단을 기점으로 천왕봉을 겸하여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하산하는 33.3km의 대장정은 이렇게하여 이루어졌습니다. 경인산우 여러분 정규산행으로 함께하지는 못하고 소수의 인원으로 약간의 외도를 한 것
같은 그런 산행을 하였습니다. 열심히 체력 연마하여 날씨 좋은 어느 날 지리산 자락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상범 올림.
추신:산은 인간에게 한없이 푸근하게 느껴지지만 그 이면에는 준비 없는 초보산행자의 육신의 고통 또한 떨쳐 버릴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각종 등산 장비이며 베낭의 구조 무게 불필요한 물건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한 산행이 었고.... G.마로니는 "산이
거기 있어 간다"는 지극히 당연한 명언을 남겼지만 준비되지 않은 무모한 산행은 시도 되지 않는 것이 나을 거라는 평범한 진리를 배우고 온 산행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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