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바람은 산티아나 라고 한다 이 바람은 캘리포니아 모하비사막 높은 곳에서 불어오는 공기가 세인트 가브리엘 산을 지나 로스엔젤레스를 거쳐 아래로 부는데 자연현상 이상으로 난폭하고 심술 굿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전기부족 생산성저하 우유생산량 감소등, 초겨울로 접어드는 웅석봉 초입의 바람이 거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근래에 보기 드문 거세한 바람이다. 하늘의 한숨인지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에 땅에 떨어진 낙엽은 이리저리 중심을 잡지 못하고 힘없이 떠도는 것을 보면 왠지 서글퍼지기도 하고 계절이 가져다 주는 그리 반갑지 않은 선물 동장군이 길 비켜라 호령하는 것 같기도 하고 찬바람이 싸늘하게 불어대는 밤머리재에 도착 산행준비를 서두른다.
10:25 밤머리재 출발(570M)
떨어지는 잎새 저무는 한해 낙엽이진 등로에 앙상한 나뭇가지가 불어오는 바람에 흐느적거리고 거산의
한줄기인 웅석봉을 향하여 가뿐 숨소리 토해내며 경사면을 오른다. 건너편에 보이는 천왕봉 정상부근에는 아름다운 상고대가 하이얀 모습으로 다가오고
산행시작부터 나타나는 계단길, 워밍업이 없는 장딴지에는 전기없는 찌릿찌릿한 현상이 나타난다.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들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산행실력들 선두는 역시 선두이고 중간 후미그룹이 무색할 정도로 모두들 잘도 걸어 올라간다. 휴식을 위한 산행은 결코 멈추는 것이 아니고 더
멀리뛰기 위한 몸부림이랄까? 등산을 통해 얻을수 있는 활력, 건강하고 멋진 신체를... 편안함을 자위하고 자신의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 갈수있는
정신적인 위안이 되는 피곤하고 고달픈 역경의 길이지만 모든 것이 쉽게 얻어 질수 없듯이 각고의 노력과 많은 땀을 흘리고 올라온 정상의 발걸음은
진정한 휴식의 꿀맛이 아니겠는가?
11:30 왕재 선녀탕삼거리(925M)
불어대는 바람과 사투를 하며 올라오니 구간별로 바람이 멈추는 곳도 나타나고 제법 평탄한
길이다. 다른 산악회에서 오신 산우님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보니 좀 답답한거 같아 속도를 내어 오늘의 A.B코스중 단축코스인 왕재, 좌측으로
내려가면 선녀탕을 거쳐 지곡사로 향하는 길이고 직진하면 웅석봉으로 향하는 길이다. 뭐 달리 생각할것도 없이 웅석봉으로 향한다. 처음 밤머리재에서
시작할때 경사면이 나타나고 그 이후로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다. 관절이 삐걱되는 너덜길도 없고 가끔씩 불어대는 강풍만 동반할 뿐이지 여유로운
산행길 요즈음 선두권 그룹에 확실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JB님이 보인다 (봉침의 효능이 있기는 있는개벼 ㅎㅎㅎ) 경인산악회 입회 동기생이죠 지금
생각하니 그날의 멘트는 창립산행 동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어느덧 시야에 웅석봉이 보이고 그 아래 헬기장에서 만찬을 위한 일행들을 찾아 걸어
보지만 다시 불어재키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역시나 헬기장에 도착하니 바람이 몹시도 불어온다 기냥 다시 웅석봉으로 가기로 하고 마지막 언덕길을
오르노니 벌써 정상에 도착하였던 산우님들이 헬기장에서 모이는 것으로 알고 내려들 오신다. 부지런 하시기도 하시지 다시 올라 갑시다요.
12:05 웅석봉 정상(1099M)
우측으로 가면 어천마을 좌측으로 가면 내리저수지 산림초소를 지나 올라온 웅석봉, 정상석에는
특이하게 곰의 형상까지 새겨 놓아 확실하게 이곳이 웅석봉이요 하고(일명 곰바위봉) 건너편 동부능선에 펼쳐지는 천왕봉의 상고대가 여기서는 한폭의
그림과 같이 다가온다 약 1:40분 동안 부는 바람으로 인하여 쉬지 않고 걸어온것이 이제는 하산길이다 생각하니 조금은 섭섭한 것 같기도 하고
빠질수 없는 정상 뒷풀이는 명당자리에서 재빠르게 이루어진다. 요즈음 웰빙과 더불어 등산열풍이 거세다한다 건강도 다지고 지병도 고치고 사랑도
키우고 산은 인간회복의 종합병원이라고 상상속에 펼쳐지는 자연을 두고 즐거워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찬바람을 이겨내는 겨울소나무의
인내심을 배우고 하늘에 닿을듯 높은 봉우리에 우뚝서있는 자신을 생각하면 감탄사가 절로 나지 않을까? 간단 식사를마치고 내리저수지 주차장으로
향한다. 오름길에 없던 너덜길도 나타나고 한참을 내려온 선녀탕 갈림길 근처에는 늘푸르른 산죽길도 보이고 비교적 짧은 산행의 여운으로 지곡사
경내에 들러 시원한 약수한사발 들어붓고 새콤달콤한 웅석봉의 여운을 마무리한다.
14:00 내리저수지 도착
경인산우여러분 새해에도 내내 건강하십시오.
산행기 안쓰면 홈지기님한태 문책당할거 같아 시간이 쪼매 지났지만 써보았습니다 ㅎㅎ
2004-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