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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향로봉을 다녀와서

잔비 2006. 1. 23. 17:54
지난6월 이념의 차이로 갈라 놓았던 군사분계선, 남북한 한반도 분단의 상징물 이었던 휴전선의 확성기와 전광판 선전물들이 철거되기 시작하고 해상에서는 남북 함정의 첫교신 "한라산"과 "백두산"의 교신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본인도 12사단에서 오대장성으로 근무하던 시절 철책근무는 하지 아나하였지만 주특기병으로 인하여 어쩌다 휴전선에 가노라면 전영록의 "애심"등 그 당시의 유행가를 북으로 방송을 하였던것이 기억이 난다. 해상으로의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지 이미 오래전이고 당일 육로 관광도 허용이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에 원잰가는 경인산악회도 황해도의 구월산, 평안도의 묘향산이 산행지로 거론이 될거라는 아직은 꿈같은 스토리를 가슴속에 새기며 태풍 디앤무와 연이은 민들래의 심술에 한달여만의 산행에 참가하게 되었다. 천도 문제로 온나라가 시끄럽고 고관들의 횡설수설로 혹자는 小言 好問 治大로 하소서라는 충고를...
거기에 신규운행 버스시스템의 어수선함까지...
어쩌면 모두들의 편리함을 위하여 대한을 내놓았지만 시행착오로 인하여 약간(?)의 모순이 발견된것을 가지고 성급하기 그지없는 우리내들의 속성때문에 초기부터 한소리로 외쳐댄다면 감히 누가 개혁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어놓을까. 한 예로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성적이 항상 평균20점을 넘기는적이 없는것을 알고 있는 아버지가 한번은 무심코 아이의 성적을 보니 모든과목이 동일하게 20점 근처에서 맴돌고 있는데 단 한과목 미술성적이 40점 이라는 놀라운 숫자를 확인하고 아이를 불러 단호하게 "얘야,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듯이 성적도 어느 한과목에 너무 치중하여 공부하지 말고 골고루 하거라."라며 훈계를 하였다는 이 여유(?). 대체적으로 지구상 반도의 형질에서 자란 민족들이 조금은 다혈질 이라나? 그 이름 찬란한 한반도에서 나신 위인들이여, 약간의 숨고르기가 어떠하시온지. 단기간에 숙성되지 않는 질리지 않고 오래오래 은은한 향이 풍기는 "만리향"이 되옵소서...
이른아침 날씨부터 확인하고 계양구청에 도착하니 반가우신 산우님들 ,또한 초면의 산우님들 오랜만에 산행이라 모두들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오는것 같다. 1984년 12월 31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치악산은 장대한 산줄기가 북에서 남으로 이어져 동악명산이라 불리우고 산새가 웅장하여 골짜기가 깊어 고산다운 면모를 한 껏 뽐낸다고나 할까. 오늘 오르려 하는 고둔치에서 향로봉과 치악평전을 경유하여 남대봉에 이르는 주 능선길은 양쪽으로 깊은 계곡들이 부채살처럼 펼쳐져있어 날씨만 쾌청하다면 환상의 세계를 감상할수 있으리라. 버스가 올때까지 기다려도 입술을 얼려버린다는 산사랑님의 아이싱곡차는 보이질 않고 버스에 오른다. (아니 주막성님도 안오신다 통보를 하였고 오늘은 이슬이 파티가 되겠구만) 비온뒤의 건너뛴 산행이라 이미 꽉차버린 좌석, 오늘도 매진이란다. 한고문님의 결근은 새로이 오신 산우님을 위해여 자리를 양보하셨다고(?) 최대장님 왈.

9:00
행구동도착.
주차장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모두 내리니 많기도 하지. 모두들 김치~....
조금의 여유도 없이 벌써 저만치 가는 산우님들. 우리 털보성 곡차가질러 상가로 뛰어가고...
햇살이 비치지 않는 안개 자욱한 날씨에 지난 몇일 많은 비로 인하여 습한기운이 맴도는 더운 날씨 치악산 넓디넓은 품안으로 모두들 빨려들어가듯이 주차장에서 얼마 떨어지지않은 매표소를 지나간다. 계곡에는 수량이 풍부한 맑은 물소리 빗물을 흠뻑적신 너덜길에 행여 넘어질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며 소리내지 않고 뚜벅뚜벅 앞서간 산우님들의 옆을 스쳐지나간다. 지난번 지리산에서 중산리로 함께 내려오신 어르신도 뵙고 오늘처음 만난 승호학생. 오늘따라 무척 투정을 부리는 지선학생. 아가야 지금의 이순간은 힘들지만 먼 훗날 엄마아빠와 함께 했던 시간은 그 어떤 추억보다도 소중한 것이란다. 힘든것의 두려움은 저버리고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마음 가득하게 힘차게 걸어보렴. 적당히 용기를 내어서 앞서가는 용배는 잘도 가는구나. 화팅

10:00
고둔치도착(860m) 상원사 5.7km전
계곡길 옆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어느새 멀어지더니 콸콸나오는 샘터를 지나 흙내음 물씬 풍기는 경사길을 오르니 비로봉과 남대봉갈림길의 고둔치 안부에 도착한다. 좌로 가면 비로봉 우로 가면 향로봉 앞으로 가면 부곡리방향. 잠시후 올라오신 산우님 증명사진 한컷하고 우리 불도자나리 만나러 앞으로 진군. 풍족하지 아니하여도 함께온 산우님들을 위하여 정성스럽게 가져온 먹거리의 파티를 위하여 오늘은 어디쯤에나 앞서 갈까나. 앞서가는 산우님들 뒷꽁댕이 졸졸 따라가다 이내 갑갑함을 이기지 못하고 옆으로 슬쩍행보를 서두른다. 국형사 갈림길 표지판을 지나...

10:35
향로봉에 도착한다.(1042m) 상원사 4.5km전 성남리 9.8km전
발아래 키작은 나무의 숲속길을 따라 야생화 야생초의 꽃잎을 보며 자욱한 안개로 인하여 원거리 감상은 못할지라도 바라보는 눈의 즐거움은 계속 되어진다. 그리 험하지도 가파른 오르막길도 아니 심장을 고동치려 하는 고통의 계단길도 없는 완만한 경사로를 능선길에 솟은 봉우리들을 바라보며 발걸음 대로 펼쳐지는 풍경들을 감상하노라니 어느새 치악평전이다. 저만치 능선의 끝부분에 걸져있는 남대봉을 향하여 그저 잔을 비우고 (잔비아쓰:해석이 묘함)마음도 비우고...
어떤이는 산에 오르는 이유를 '登山學基高요 臨水學基淸이라' 산에올라 그 높음을 배우고 물가에 이르러 그 맑음을 배울지어다. 이보다 더 멋진 수식어가 필요할까? 약간의 경사길을 오르노니 앞서 오신 산우님들이 망중한을 즐기고 계시다. 앞서가는 이의 여유로움, 체격만큼(?)이나 넒으신 마음의 건네주신 오이 한입깨물고 보답으로 사진한방 아니 함께 아니 가까이 다가가서, 갤러리의 사진을 낭중에 보니 어찌 체격이 그리 비스므리한가요? 시흥에서 오신 산행경력 7년인 배테랑이시랍니다. 시흥 투 시스터즈를 앞 세우고 그리고 한분(얼마전 위를 수술하셨다는데 타고난 체력인가봅니다.) 오르막 비슷한 길을 열심히 따라갑니다. 그리길지 않은 내림의 길과 오름의길을 반복하며 오른 멋진 조망을 즐길수 있는곳.

11:25
전망바위(가칭) 정확한 명칭은 표기된것이 없어서.....
힘들게 걸어온길을 뒤돌아보니 이어진 능선의 산마루를 만들고 뿌옇게 펼처진 안개가 그래도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고 그냥 지나칠수 없도록 장관을 연출합니다. 그 달콤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빼앗긴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저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남대봉을 향하여...
좁디좁은 개미허리만큼 가늘고 긴 길이라하여 붙여진 개미목을 지날쯤 문제발생. 고둔치에서부터 쉬지않고 걸어왔던것이 화근이 되었던지 고양이를 부르고 말았습니다. 투시스터즈와 한분은 저 만큼 가버리고....(에잉 뭐 팔리게 이게뭐야)그러고 보니 시간상으로 허기를 달랠 시간이 되어버렸더군요 (쉬지않고 온 것이 아니고 이유는 허기였습니다.) 신대장 어디다 멍석을 까는 것이여? 투덜거리며 걷노라니 헬기장에 옹기종기들 모여 푸짐한 마음의 정을 나누고 있다. 신대장도 여기 있을까.(아니 읍네) 다리도 아프고 잠시 갈증도 해소하고 모여있는 산님들의 표정을 읽고 있노라니 우리 주모나리 도착한다. 신대장있소? 아니 없소. 지가 토껴봤자 불도자지 얼마나 멀리 갔것어. 가보자고. 마자마자. 그랴. 우리이야기를 들었는지 말 그대로 두어발짝 갔더니 길옆에 모여있다.
(반가움 반, 불만 반, 불만은 자리가 너무 협소함)

11:40
불도자 이미 혈색이 따봉이요. 항상 푸짐하게 매고 다니는 우리 주모. 오늘도 역시......
아직 후미에서 도착하려면 시간상으로 기다리가 뭐하여 기냥 시작한다. 막글리 다 비웠다고 주모한테 불도자 디게 혼나네. 그러고 보니 오늘 주막성님과 산사랑님이 참석을 하지 못한관계로 온통 이슬이 뿐이라 여기도 이슬 팩 저기도 이슬종이팩 온산이 안개로 인하여 산 이슬. 이슬로 도배를 해 부렀네. 이슬이면 어떻고 막걸리면 어떻습니까. 함꼐 모여 음식을 나누고 덕담을 나누는 이 순간의 여유로움에 정이 깊어 가는 것을 오늘같이 좋은날 여기이곳에 함께 함에 그 의미를 두면 될것이지요.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좀더 이른곳에서 마련하였다면 중간 아니 그 뒤까지 모두 함께 하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더이상 여한이 없을 정도로 해결을 하고 있노라니 뒤에 오신분들이 헬기장에 도착하였다고 연락이 온다. 이곳은 자리가 협소한관계로 그리로 이동. 일부는 기냥 상원사로 고우. 힘들여 매고 올라오신 열흘 남자님의 감로주 한입 머금고 하산시작. 든든한 마음에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발걸음도 가볍게 10분쯤 지나니 영원사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직진하면 완전히 미아되고 좌측 상원사로 하산. 자신의 죽음 앞에서 목숨을 구하여준 선비를 위하여 자신의 몸을 던져 그 선비를 살려준 꿩의 전설이 있는 산사를 향하여...

12:40
상원사 도착.
꿩과 구렁이의 전설로 유명한 상원사. 보은 전설에 연유하여 꿩치(雉)자를 써서 치악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산사의 조용한 그것과는 달리 많은 인파 (젊은학도들)로 인하여 조금은 어수선하고 미물에 지나지 않는 한 짐승이 은혜를 갚기위하여 자기몸을 던졌다는 그런 유서깊은 사찰이라는 것으로 마음에 담고 산사입구 물맑은 샘터에서 물 한모금 적시고 오늘의 종착역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계곡의 물소리가 주는 청량감. 길옆 저만큼에 하늘을 찌를 듯이 자태를 뽐내고 있는 낙엽송.그리고 수많은 풀들이며 꽃들 자연의 싱그러움과 풍부한 산소를 던져주는 모든 활엽수들 축복받은 자리에서 그것들은 영원하리다. 산이 살아 숨쉬고 있음에 나 그대와 더불어 살아 숨쉬고 있고, 산이 살아있기에 나 그대와 함께 살아있노라. 계곡에서 부터 이어저 내려온 물결은 웅덩이 마다 작은 못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기냥 뛰어들고픈 마음이 저절로 나온다.(낭중에 뛰어들었음) 한적하기 이를대 없는 소로를 따라 몇개의 다리를 건너 마을어귀 비슷한 곳에 도착하니 이름모를 하얀 꽃들이 한곳에 모여있다. 순백색의 하얀꽃.아름답다기 보다는 그저 청순함으로...
아니 꽃이 재 아무리 아름답다 할찌라도 인간의 여유롭고 너그러운 마음이 꽃에 비할수 있으리오. '香中一香'(꽃중의 꽃) 경인의 '꽃' 감사합니다.

14:20 성남 매표소 도착

janbias(라상범올림)  200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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